내 고양이가 나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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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병수바리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07-13 05:45어느 날, 나는 고양이를 입양했다. 그 고양이는 이름이 '모모'였고, 정말 똑똑하고 장난꾸러기였다. 처음에는 내가 모모를 키우는 줄 알았지만, 점점 모모가 나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모는 매일 아침 7시에 나를 깨우며 "밥 줘!"라고 말하는 듯이 울었다. 나는 그 소리에 잠에서 깨고, 부리나케 주방으로 가서 모모의 사료를 챙겼다. 때로는 모모가 내 책상 위에 올라가서 타이핑을 방해하기도 하고, 전화통화 중에 제 발로 내 손목을 톡톡 쳐서 나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곤 했다.
어느 날, 나는 너무 피곤해 모모에게 더 이상 놀아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모모는 나를 쳐다보며 나를 제압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순간, 내가 심부름령을 받는 느낌이었다. 모모는 나에게 침대 옆에 놓여 있던 장난감을 가져오라고 시키더니, 내가 그 장난감을 줬을 때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을 했다.
점점 나의 일상이 모모의 일상이 되어갔다. 나의 스케줄은 모모의 식사 시간과 낮잠 시간에 맞춰져 있었고, 나는 모모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챙기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심지어 모모가 TV를 보고 싶어 할 때면, 나는 채널을 돌려주기 위해 리모컨을 찾아야 했다.
결국, 한 번은 내가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던 중, 친구가 물었다. "너희 집 고양이가 정말 너를 키우는 거네." 그 순간 내가 깨달았다. 아무리 애완동물이라도, 결국 우리가 그들의 시녀가 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이제 나는 모모의 '주인'이 아니라, 그냥 모모의 '종'이 되는 것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고양이의 사료값은 조금 아까웠지만, 내가 귀여운 모모의 삶을 보며 웃고 지낸다고 생각하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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